| [한국시민뉴스] 문장수 기자 =
(사)한국가교문학회(김종순 이사장)는 지난 4월 19일(금) 서울에서 출발하여 소수서원, 선비촌, 금성단, 부석사, 무섬마을을 찾아 문학의 향기를 봄 향기에 취했다. 영주까지의 이동 시간 때문에 이른 아침 출발을 하였으나, 달리는 차 창 밖은 녹음이 짙어가며 아직 지지 않은 붉은 꽃이 손짓하는 듯하였다.
■ 영주 부석사(榮州 浮石寺)
부석사의 무량수전 탐방은 부석사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표 사는 매표소를 지나 약 3~4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부석사의 역사성을 상징하는 입구의 당간지주(幢竿支柱)가 반가이 맞아준다. 이곳 입구에서 무량수전을 배경으로 한 장의 사진은 전통과 역사가 느껴지는 이미지를 담아낼 수 있다.
부석사는 신라 문무왕 16년(676) 해동 화엄종의 종조인 의상대사(義湘大師, 625~702)가 왕명으로 창건한 화엄종 사찰로 영주시 부석면 봉황산 중턱에 있다. 부석사의 설립 배경은 당시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후 오랜 전쟁으로 지친 민심을 달래고, 분열된 삼국과 국론을 하나로 통합하여 시련을 극복하고자 하는 사상적 기반이 절실했기 때문이라 본다.
▶무량수전은 1376년에 중수된 목조 건축물로 국보 제18호이다. 고려 시대의 법식을 잘 보여주는 건물로 유명하며, 부석사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부석사는 2018년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부석사 경내에는 고려 시대 유물인 무량수전(국보 제18호)과 조사 당(국보 제19호)을 비롯한 조선 시대 건물이 남아 있다. 중요문화재로 소조여래좌상(국보 제45호), 조사당 벽화(국보 제46호), 삼층석탑(보물 제249호), 당간지주 (보물 제255호), 고려 목판(보물 제735호), 원용국사비 등이 있다.
특히, 무량수전은 우리나라 최고의 목조건물 중 하나이며, 조사당벽화는 목조건물에 그려진 벽화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현재 부석사 성보박물관 안에 보관되어 있다. 무량수전 안에 봉안된 소조여래좌상(塑造如來坐像)은 진흙으로 만든 소조 불상으로 국내에서 가장 크고(높이 2.78m) 오래된 것이다. 소조여래좌상은 나무로 앉아 있는 모습의 골격을 만들고 그 위에 진흙을 붙여가면서 부처의 모습을 표현한 불상이다.
부처에서 품어져 나오는 진리의 빛을 표현한 상면은 다도 나무로 만들었는데, 가장자리에 꽃이 타오르는 모습을 잘 표현하였다. 얼굴은 풍만하고 두꺼운 입술과 날카로운 코 등에서 인자한 인상을 풍기고 있다.
부석(浮石) 전설에 따르면, 의상대사가 화엄경을 공부하기 위해 당나라에 갔을 때, 그를 흠모하던 선묘라는 여인이 있었다. 의상대사는 승려의 신분이기에 그녀의 애정을 완고하게 거절하였다. 의상대사가 귀국길에 올랐을 때, 뒤늦게 소식을 접한 선묘는 애절한 마음에 바다에 몸을 던져 용으로 변하여 의상대사가 탄 귀국 뱃길을 안전하게 호위했다.
그 후, 의상대사가 왕명으로 부석사를 창건하려 할 때, 이곳에 살고 있던 도적과 이교도가 방해하였기에, 선묘 신룡이 바윗돌이 되어 하늘을 떠다니며 이들을 물리쳤다고 전한다. 그리하여 이 돌을 '부석(浮石)'이라 부르게 되었으며, 사찰 이름도 '부석사(浮石寺)'라고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조선 영조 때 이중환의 《택리지》에는 "위아래 바위 사이에 약간의 틈이 있어 줄을 넣어 당기면 걸림 없으므로 뜬 돌임을 알 수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어, 이 전설이 오랫동안 사람들 사이에 전해져 왔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전설은 불교의 자비와 보살핌의 가르침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즉, 부석사는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신성하고 경건한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부여하며, 사찰을 찾는 이들에게 더 깊은 영적인 경험을 체험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
통상 전설과 역사적 사실을 구분하는 것은 때때로 어려울 수 있다. 전설은 대개 오랜 시간 동안 구전(口傳)되어 온 이야기로, 특정 인물이나 사건, 지형 등이 존재하는 비극적인 성격의 이야기를 포함한다. 반면, 역사적 사실(fact)은 과거에 실제로 일어난 사건들을 기반으로 하며, 이는 문서, 유물, 기록 등을 통해 사실들을 연구하고 해석하여 역사적 맥락을 제공하는 것이다.
무량수전은 고려 시대의 목조 건축물로, 고개를 살짝 들어 올린 지붕의 추녀 곡선과 기둥의 조화가 돋보이는 건물이다. 건물의 배흘림기둥에 기대어 주변의 소백산이 부석사의 울타리처럼 보이는 경관을 느끼게 한다.
특히, 가을철 단풍이 물든 소백산맥의 아름다운 경치를 함께 만끽할 수 있으며, 계절마다 다른 부석사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한가지 부석사로 가는 길은 오르막길과 계단이 많아서 편안한 신발과 체력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무량수전을 정면에서 보는 관전 포인트는 건물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을 잘 담아낼 수 있다. 특히, 무량수전의 배흘림기둥과 지붕의 곡선이 잘 드러나는 위치이기 때문이다. 무량수전을 등지고 서서 계절에 따라 변하는 소백산맥의 산자락을 배경으로 한 풍광은 자연과 건축물이 조화를 이뤄 그림 같은 자연의 색감을 보여준다.
안양루는 무량수전 앞마당 끝에 있는 누각으로, 극락이란 뜻을 가진 '안양'의 안양문은 극락세계에 이르는 입구를 상징한다. 부석사의 경치를 바라보며 시를 남긴 문인들이 많다. 그래서, 무량수전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안양루에서 무량수전을 바라보면 부석사의 전체적인 경관을 함께 담을 수 있다.
부석사에 올라서니/ 천년 고목 우뚝 솟은 듯/ 역사 속에 살아 숨 쉬는 곳//
봄날에는 꽃비 내리고/ 여름엔 푸른 숲이 노래하며/ 가을엔 단풍이 겨울엔 설경이 아름다워//
선묘의 용이 되어/ 의상대사 지키던 그 정성/ 소백산맥 울림 속에 전설 되어 흐르네//
부석사의 역사와 전설을 느끼며, 사계절의 변화하는 경치를 감상하는 것은 시간을 초월한 경험이 될 것이다.
무량수전의 안양루는 부석사의 경치를 바라보며 시인들이 시를 남긴 곳으로, 극락이란 뜻을 가진 '안양'의 안양문은 극락세계에 이르는 입구를 상징한다. 이곳에서 시를 남긴 문인들은 아름다운 경치와 정적인 분위기에 영감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나무들이 가지를 펴고/ 바람이 부드럽게 스쳐 지나가니,/ 나무들이 속삭이는 소리가 푸르다.//
무량수전 앞에 펼쳐진 풍경은/ 시인의 마음을 물결처럼 요동친다.//
극락세계로 향하는 문/ 천국의 한 조각처럼 눈에 비친 그 순간은/ 안양문을 지나 극락으로 영원한 아름다움으로 남는다.//
안양루, 그곳에서/ 마음은 자유롭게 날아간다.//
선묘각은 무량수전 북서쪽 모서리에 있으며, 의상조사의 창건 설화와 관련된 선묘라는 인물을 모신 건물이다. 선묘각 내부에는 선묘의 영정이 걸려 있다. 특히, 자인당은 선묘의 옮겨온 석불을 모신 건물로, 부석사에서 동쪽으로 약 1.5㎞ 떨어진 폐사지에서 옮겨 왔다. 선묘각과 의상 대상의 애틋한 연정의 이야기를 잘 담아낸 시를 살펴본다.
선묘각에 서서 바라보니/ 무량수전 북서쪽 모서리가 보이네./ 의상대를 연모하는 선묘 낭자의 연정이 깃든 곳.//
선묘의 마음은/ 연꽃처럼 피어나고,/ 그리움은 구름처럼 흘러가네.//
선묘각의 정취 속에/ 시인의 감성이 스며들어,/ 애절함의 마음을 시로 엮어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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