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04일mon
 
티커뉴스
OFF
뉴스홈 > 플러스 > 따뜻한뉴스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쪽지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등록날짜 [ 2023년07월01일 22시11분 ]
 [한국시민뉴스] 문장수 기자 =

 

()한국가교문학회는 4월 봄나들이를 선비의 고향 안동을 향해 버스에 빈자리 없이 꽉 메운 채 설렘 안고 사당역 주차장을 출발했다. 문학기행의 둘러보는 순서가 교통 사정으로 안동 하회마을 조선판 사랑과 영혼을 담은 월영교 병산서원 이육사문학관을 둘러 무사히 귀경하였다. 문학기행 내내 관련 역사와 문학적 의미 등 안내와 해설을 해주신 ()한국가교문학회 고문이자 가교 아카데미 효봉 이광영 교수께 감사를 드린다.

 

월영교는 달빛이 비친다라는 뜻이다. 낙동강을 감싸는 산세와 안동댐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만들어낸다. 나무로 만든 다리로는 국내에서 가장 길다. 낮엔 시원한 분수가 물을 뿜고, 밤엔 코발트블루 조명이 뿜어져 나와 달빛과 어울린다.

 

월영교를 찾아온 경우라면 으레 물안개를 먼저 떠올린다. 일교차가 심한 날이면 낙동강에 안개가 강 위로 내려앉아 꿈속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침, 저녁으로 짙은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마치 한 편의 수묵화를 연상케 한다. 다리의 한가운데는 팔각정의 모습을 한 월영정(月映亭)이 자리 잡고 있다. 낙동강을 감싸는 듯한 수려한 산세와 몽실몽실 피어오르는 물안개, 월영정의 위로 휘황 찬란히 떠오르는 달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여기가 바로 별천지인가 싶다. 그러나 물안개의 모습은 한편에 무언가 서글픔이 맴돌게 한다.

 



 

 

달이 비치는 정자라는 뜻의 월영정에서 보면 달을 두 개를 볼 수 있다. 하늘에 떠 있는 달과 호수 속에 잔잔히 드리운 달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사연 때문인지 월영교에는 유난히 연인들이 자주 찾는다. 잔잔히 물안개가 피는 날, 이곳에 서서 호수와 어우러진 다리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사랑이 깊어질 것 같은 느낌이다. 서먹서먹한 어느 연인이라도 그 분위기의 달빛 속에 녹아들지 않고 배겨날 수 있을까? 은하로부터 내려온 달을 물에 띄운 채 가슴에 파고든 아린 달빛은 잊힌 꿈을 일깨우고 다시 호수의 달빛이 되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는다. 가을 단풍 명소로도 유명하고 겨울철 눈이 내리면 이채로운 풍경을 연출해 사진작가들도 즐겨 찾는 명소이다.

 

월영교에는 400여 년 전 어느 부부의 숭고한 사랑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소원이 이루어진다, 사랑이 이루어진다란 소망으로 다리를 건너는 것을 흔히 다리 밟기라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손을 잡고 걸으면 영원히 사랑이 이어진다는 속설 때문이다. 이러한 이야기가 전해지게 된 데에는 원이 엄마의 편지가 숨겨져 있고, 월영교가 세워진 깊은 사연이기도 하다.

 

 

1998년 고성 이씨 이응태(1556~1586)의 묘를 이장하던 중 발견됐다. 원이 엄마는 병든 남편의 쾌유를 기원하였으나, 아내의 지극정성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서른한 살의 나이에 안타깝게 하늘에 귀천했다. 이를 슬퍼하며 원이 엄마가 쓴 편지는 남편을 잃은 아내의 애절한 마음이 절절히 녹아 있다.

 

발견된 편지에는 함께 누워 속삭이던 일에서부터 배 속 아이를 생각하며 느끼는 서러운 감정, 꿈에서 만나 얘기 나누고 싶다는 애절한 간청까지 담겨 한국판 사랑과 영혼으로 불리기도 했다. 관에는 머리카락을 잘라 만든 미투리 한 켤레와 복중 아기의 배냇저고리도 함께 있었다.

 

 

원이 아버지에게,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중략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 해도 나는 살 수 없어요. 빨리 당신께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가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을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 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주세요. 꿈속에서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 이렇게 써서 넣어 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주세요. 중략당신은 한갓 그곳에서 가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한들 내 마음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 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주시고 또 말해주세요. 나는 꿈에는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병술년(1586) 유월 초하룻날 아내가

 

원이 엄마라고만 알려진 부인의 애달픈 사부곡(思夫曲)’은 현대어로 번역되어 이 세상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2007년에는 ‘Locks of Love’란 제목으로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소개되어, 전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월영교는 오색 조명과 분수 쇼가 어우러지는 밤 풍경이 가장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다리 건너편에서 보아도, 다리 위에서 바라봐도 좋다. 물빛과 불빛이 한데 어우러진 풍경은 한밤중 월영교의 정취를 더욱 깊게 한다.

요즘 변화되는 가정의 무너짐과 상상하기도 힘든 폐륜의 길로 치닫는 시절이 더욱 안타갑기만 하는 것 같아 빗속의 월령교를 뒤로하는 발걸음을 붙잡는 듯하다.

 

올려 1 내려 0
문장수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사)한국가교문학회, 세계문화유산 병산서원(屛山書院) 탐방기 (2023-07-01 22:50:37)
(사)한국가교문학회, “선비의 고향 안동” 문학기행 (2023-07-01 21:54:50)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현재접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