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시민뉴스] 문장수 기자 =
(사)한국가교문학회(김종순 이사장)는 지난 4월 19일(금) 서울에서 출발하여 소수서원, 선비촌, 금성단, 부석사, 무섬마을을 찾아 문학의 향기를 봄 향기에 취했다. 영주까지의 이동 시간 때문에 이른 아침 출발을 하였으나, 달리는 차 창 밖은 녹음이 짙어가며 아직 지지 않은 붉은 꽃이 손짓하는 듯하였다.
■ 무섬마을
무섬마을은 ‘물 위에 떠 있는 섬’을 뜻하는 '수도리(水島里)'의 순우리말이다. 삼면이 내성천과 접해 있는 마을 앞을 돌아나가는 하천은 맑고 잔잔하다. 산과 물이 마을 전체를 태극 모양으로 서로 부둥켜안고 휘감아 돌고 있다.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섬과 같다 하여 ‘물섬’이라 했다가 ‘무섬’이라 부르고 있는 곳이다.
이 마을은 조선 중기 17세기 중반 입향시조인 박수와 김대가 들어와 자리를 잡은 이래 반남박씨와 선성 김씨 집성촌으로서 오랜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
무섬마을의 외나무다리는 지난 350년 동안 내성천을 가로지르며 마을과 외부를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로서 애환 어린 추억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 다리는 목판으로 이어진 길이 약 150m, 폭 20~25cm, 높이 60cm로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폭의 크기이다. 1979년에 수도교가 건설되기 전까지는 외나무다리가 바깥으로 통하는 유일한 길이였다. 책보를 메고 학교 가는 아이, 장가가는 새신랑, 꽃가마 타고 시집오는 새색시, 하늘길로 가는 상여도 이 다리를 건너야만 했다.
처음 건너보는 외나무다리는 폭이 좁아서인지 입구에 ‘추락 주의’ 표시가 신경 쓰게 하여 우선 두려움이 생기게 한다. 함께한 문우 모두가 손을 잡아주며 서로 안내하면서 안전하게 건널 수 있어 이곳을 찾는 끈끈한 정을 느끼게 한다. 다리 중간에는 ‘비껴다 리’가 있어 더듬거리는 발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볼 수 있는 여유도 있었다. 또한, 마주 오는 사람들이 서로 길을 양보하고, 때로는 그곳에 걸터앉아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등 무섬마을의 정취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외나무다리는 무섬마을을 방문하는 가교문학회 문우에게 특별한 경험이 되었다. 그 아름다운 풍경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명소라 해도 될성싶다. 유유히 흐르는 물과 모래밭, 그리고 주변의 산과 들이 한 폭 수채화 같다. 이 다리를 건너면서 무섬마을의 고즈넉한 전통과 옛 정취를 만끽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또한, 좁은 나무다리를 건너면 각박한 세상살이의 일면이 될 것도 같은데 시조 한 수 읊음 직하다.
외나무다리를 건너며/문장수
내성천 물결 따라 외나무 다리 위에
옛 얘기 속으로 발걸음도 더듬더듬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섬 무릉이 이곳이네.
세상이 각박하니 서러워도 잠시 잊고
발자국 모래 위에 낙관을 새겨놓아
이 다리 질끈 건너면 태극 마을 평화로다.
마을에 들어서자 전통가옥은 실제 주거하는 곳도 있고, 상당수는 그냥 비어있는 집도 많다. 무섬마을에서는 만죽재와 해우당을 비롯한 9채의 문화재가 있으며, 대부분 가옥이 100~20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이곳은 경북 북부지역의 전형적인 양반집 구조인 입 구(口)자형 전통가옥이 많고, 추운 지방에 많이 분포된 까치구멍집 초가도 상당수가 있다.
마을은 풍수지리적으로 전형적인 배산임수 형태로 시골 선비의 소탈한 생활방식과 단아한 체취를 풍기는 한국 특유의 전통을 잘 대표해주는 곳이다. 무섬마을을 방문하면 외나무다리를 걸어서 하천을 가로질러 힐링을 즐길 수 있으며, 가옥들과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무섬마을은 2013년 8월 23일에 민속문화재 제278호로 지정되었다.
영주 해우당고택(榮州 海愚堂古宅)은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의 무섬마을에 있는 조선 시대의 고택이다. 경상북도 민속문화재 제92호로 지정되어 있다. 고종 16년(1879년) 의금부 도사를 지낸 해우당 김낙풍이 중건한 건물로 해우당의 현판은 흥선대원군의 글씨로도 유명하다.
무섬마을은 전형적인 조선 후기 ㅁ자형 구조 가옥으로 앞면의 대문을 중심으로 하여 옆에 큰사랑과 아랫사랑을 두었다. 5칸의 안채와 양옆에 부엌과 창고 방을 두고 있어 가옥의 평면구조를 잘 갖추고 있는 집이다. 마을 뒷산과 마을 앞으로 흐르는 냇물은 한 폭의 동양화를 느끼게 하는 조선 시대의 풍광은 의구한데 마을은 빈집도 많아 세상의 변함을 아쉬워하며 발길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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