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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21년10월14일 21시05분 ]


문장수 논설실장 기술사

공학박사 시인 수필가

 

매미가 지구상에 처음 등장한 것은 인류보다도 대선배라 할 수 있는 55000만 년 전이다. 지구에는 3000여 종의 매미가 아프리카의 사하라사막 북쪽과 아시아 온대지역에 주로 많이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말매미, 참매미, 풀매미 등 14종의 매미와 외래종 매미들도 있다.

 

매미의 울음소리는 짝짓기를 통해 종족을 보존하기 위한 독특한 생존전략이 숨겨있다. 수컷은 자신의 존재를 암컷에 알리며 유인하기 위해 소리를 낸다. 목 메여 힘차게 울어대기 때문에 사랑의 세레나데라고 한다. 매미는 한 장소에서 대략 2-3분 정도의 지속적인 소리를 내어 구애를 하지만, 암컷으로부터 반응이 없으면 주변의 다른 나무나 전봇대 등 여러 장소를 옮겨 다니며 더욱 요란하게 소리를 낸다. 재미있는 것은 울음소리가 클수록 암컷에게 인기가 높아 짝짓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흔히 매미가 운다고 하는데, 실은 목으로 울지 않는다. 수컷 매미의 날개아래 가슴과 배 사이에 갈빗대처럼 볼록 튀어나온 진동 막이 있다. 진동 막은 V자 모양으로 발음근육과 연결되어 있다. 발음근이 1초에 무려 300~400번 정도 늘었다 줄었다 하면서 진동 막을 아코디언처럼 흔들어 소리를 댄다. 진동 막의 부피는 3정도인데도 구형 자명종 100개가 한꺼번에 울리는 정도의 100데시벨(dB) 크기로 소리를 낸다. 매미의 뱃속이 통키타의 통과같이 비어있기 때문에 공명현상을 일으켜 소리가 커지는 원리이다.

 

매미 유충은 17년간 땅 속에서 매미의 오두막이라 할 진흙 관에서 매우 긴 시간을 보낸다. 놀라운 사실은 빨리 자란 애벌레라도 절대 개별적으로 먼저 올라오지 않고 기다리며 시간을 맞춰 17년을 채운 후 일제히 땅위로 슬금슬금 기어 나온다는 것이다. 땅 위로 올라와 날개 있는 성충이 허물을 벗는 우화(羽化)5번 가량 하고 나서야 성충 매미가 된다. 초기 성충은 몸 색갈이 하얗지만 약 5일이 지나면 어둡고 단단한 외골격을 형성하게 된다.

 

매미는 땅속에서 애벌레 상태로 나무뿌리의 액을 빨아먹으면서 7년부터 17년이 넘는 인고(忍苦)의 시간을 보내고 세상에 나와서 달콤한 사랑을 한 달 정도 나눈 뒤 짧은 생을 마감한다. 수컷은 한 평생을 준비하고 세상으로 나와 반짝 빛나는 짝짓기를 한 뒤 죽고, 암컷은 300~600개의 알을 낳고서야 죽는다.

 

암컷이 적당한 나뭇가지에 작은 구멍을 만들어 그 속에 알을 낳으면 몇 주가 지나 알은 애벌레로 부화하게 된다. 애벌레는 먹이를 찾아 땅으로 내려가 땅속 40cm 정도에 구멍을 파고 자리를 잡는다. 그곳에서 나무뿌리의 액을 빨아먹으면서 17년 동안 애벌레로 지내는 것이다.

 

매미들의 생애 주기는 새나 다람쥐, 거미, 사마귀, 말벌 등 천적과 관련 있다고 한다. 매미는 천적으로부터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 천적과 마주칠 기회가 적은 소수의 해를 생애주기로 삼는다는 것이다.

 

이들 천적에 맞선 대응은 살아남은 자의 생존이라는 방식으로 때를 맞춰 모든 매미가 쓰나미처럼 동시에 세상 밖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비록 천적에게 일부가 잡혀먹더라도 수십억 마리나 되는 매미를 한꺼번에 다 잡아먹을 수 없다는 인해전술이란 계산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수컷 매미 한 마리가 울면 여러 마리가 경쟁적으로 동시에 소리를 내고 주변으로 몰려든다. 이렇게 페스티벌 합창을 하면 주변 암컷들에게 더 크고 분명하게 신호를 전달할 수 있어서이다. 합창을 하게 되면 소리의 강도가 커져 주변의 참새 등 천적에게 자신의 위치를 쉽게 노출시키지 않을 수 있으며, 천적 곤충에게도 함부로 달려들지 못하게 하는 충격을 줄 수도 있다.

 

미국 중서부에는 17년마다 수십억 마리의 어마어마한 매미 떼가 기습한다. 매미가 집단으로 출현했던 2003년과 2004년에 1에이커(4047)당 최대 150만 마리의 매미 떼가 나타난 것이다. 17년째 땅속에서 꿈틀대던 매미 떼가 17년마다 올라온다고 해서 “17년 매미라고 부른다. 수컷 매미 한 마리가 내는 소리는 믹서 소음에 맞먹는 70100dB로 수십억 마리가 단체로 울어대는 떼창 소리는 가히 공포영화를 방불케 한다. 1990년에 시카고에 등장한 매미 떼는 유서 깊은 음악제마저 취소시키는 등 큰 소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인류는 옛날부터 매미를 아주 친근하게 여겨왔다. 애벌레인 굼벵이가 땅속에서 올라와 허물을 벗고 날개를 펼치며 매미가 되는 모습 때문에 불교에서는 해탈을 상징했다. 도교에서는 껍질을 벗고 새로운 몸을 얻기 때문에 재생을 의미하기도 했다. 유교 사상에서는 덕이 많은 곤충으로 여겼으며, 조선시대에 관리들이 쓰던 모자에 매미 날개 모양의 장식을 달아 왕과 신하가 사용하기도 했다. 이를 익선관(翼善冠)이라 하며, 임금이 평상복으로 갖추어 정무(政務)를 볼 때 머리에 쓰던 관을 말한다. 임금들이 매미의 5덕처럼 선정을 펼친다는 의미로 매미의 투명한 날개를 형상화 한 것이라 한다.

 

매미의 오덕(五德)이라는 문청렴검신(文淸廉儉信)은 중국 진나라 육운이 지은 한선부(寒蟬賦)에 나오는 내용이다. ()은 머리에 관대가 있으니 문인의 기상을 갖췄고(頭上有冠帶, 두상유관대), ()은 천지를 기운을 품고 이슬을 마시니 청정함을 갖춘 것이요(含氣飮露, 함기음로), ()은 곡식을 먹지 않으니 청렴함을 갖춘 것이요(不食黍稷, 불식서직), ()은 거처함을 만들지 않으니 검소함을 갖춘 것이요(處不巢居, 처부소거), ()은 때에 맞춰 자신의 도리를 다하며 울어대니 신의를 지킨 것이라(應時守節而鳴, 응시수절이명) 했다. 육운은 한선부에서 학식(學識), 청결(淸潔), 청렴(淸廉), 검소(儉素), 신의(信義) 라는 다섯 가지 덕을 갖춘 익충(益蟲)이라고 평했다.

 

영국 런던에서 열린 마라톤대회에서, 현지 도로 사정에 밝은 한 선수가 선두에서 자기가 잘 아는 샛길로 달리자 많은 선수가 그 뒤를 따라 생각 없이 열심히 달렸지만 탈락되는 코미디 같은 사건이 있었다. 아무리 열정적으로 매미처럼 울어대며, 열심히 달렸어도 정해진 바른 길로 기야 할 것이나 다른 길로 간 것은 스포츠 정신에 반하는 것이고, 우리 사회의 약속을 어기는 잘못 된 일일 것이다.

 

매미의 생애주기보다 빠르게 대선은 5년마다. 총선은 4년마다 주기적으로 치러지니 철새가 도래하는 것이라고도 한다. 언론이든 정치든 세상사의 이치에 역행하여 가는 것은 잘못된 일이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것이 정도라 할 것이다. 선거 때마다 매미보다 더 요란한 소음수준으로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상황들을 지켜보면서 학식(學識), 청결(淸潔), 청렴(淸廉), 검소(儉素), 신의(信義)라는 매미의 5덕을 생각하며, 익선관을 즐겨했었던 임금들을 되새겨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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